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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vs소비자=장돌뱅이vs곰바우

'10원전쟁' 미끼로 홀리고 복마전 상술로 '뒷통수'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민재 기자] 대형마트들이 상식의 허를 찌르는 교묘한 상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연초부터 '10원 전쟁'을 벌이는등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이 뜨겁지만 다른 한편으론 대용량 상품이나 묶음상품을 소포장 상품이나 낱개상품보다 비싸게 팔고 용량을 적게 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눈가림 수법으로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첨부이미지

 

고기나 생선 야채등 벌크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자가 주문하는 용량보다 살짝 더 얹어내는 방식으로 과소비를 조장하는 수법도 성행하고 있다.

 

 

 

최저가 경쟁을 벌이며 가장 싸게 쇼핑할 수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대형마트지만 눈 부릅뜨지 않으면 코베가는 피해를 당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대형 마트는 9단 유단자 처럼 장사를 하고 있고 소비자는 초보자 처럼 당하기 쉽상이다.장돌뱅이와 '곰바우' 대결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상술은 그야말로 복마전을 방불케했다.

 

 

 

우선 생활용품 코너에서 판매중인 LG생활과학의 세탁세제 'LG테크'는 2.1kg 2개 묶음상품이 정상가 2만1천250원에서 1만1천270원이나 파격 할인된 9천980원에 판매 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3.2kg 동일상품 가격은 5천350원. 2.1kg묶음 상품 가격을 100g당으로 환산하면 237.6원이고 정상가인 3.2kg 짜리는 167.1원에 불과했다. 정상가 상품이 할인가 상품보다 100g당 70원이나 저렴한 셈.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과자 매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상가 1천200원의 해태제과 ‘홈런볼’이 절반 할인된 6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옆에 진열된 4개 묶음상품은 3천580원. 한개 가격이 895원인 셈이어서 묶음 상품을 사기보다 단품 4개를 사는 것이 오히려 1천 원 이상 저렴하다.

 

 

 

신선코너에서 판매중인 단가 890원의 오이는 5개 들이 한 묶음에 4천780원이었다. 이 역시 단품 5개를 사면 330원이나 경제적이다. 신선상품의 경우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품목이지만 크기와 품질의 차이는 거의 없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묶음구매가 개별 구매보다 저렴하다는 상식의 허를 찌르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선입견을 버리고 일일히 계산해보지 않으면 오히려 대용량 묶음상품을 사면서 바가지를 쓰는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가격경쟁과 맞물� 경쟁업체의 가격에 맞춰 일시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며 "소비자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 별도로 할인품목 표시는 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형마트의 묶음상품 바가지 상술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돼 왔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압소바 라꾸베 젖병 세정제’ 리필형 제품 3개 묶음상품을 1만4천400원(개당 4천800원)에 선보였지만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상품 개별 상품을 4천800원에 판매하고 있어 가격차이가 전혀 없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단품으로 구입해도 되는 것을 이마트 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에 3개 묶음상품을 사는 셈이다.

 

 

 

홈플러스도 자사가 운영하는 베이비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40% 초특가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1만400원짜리 ‘누크 퍼스트초이스(FC) 젖꼭지’를 40% 할인된 6천240원에 선보였지만 해당 제품의 온라인몰 가격은 240원 더 저렴한 6천원이었다.

 

 

 

회원제 행사가격이 백화점이나 유아용품업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몰의 정상가 보다도 비싼 결과가 됐다.

 

 

 

대형마트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육이나 생선 야채등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자가 주문하는 용량보다 슬쩍 물량을 더 얹어내 부담을 떠안기는 수법은 이미 고전이 됐다.

 

 

 

정육코너에서 삽겹살 두 근(1천200g)을 주문할 경우 두 근이 조금 넘는 1천300g을 내밀고는 “조금 넘는데 괜찮죠?” 라고 눙친다. 사소한 용량이라서 소비자들이 거절하지 않는다는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물론 100g은 서비스가 아니어서 소비자들은 얼떨결에 원하는 용량보다 과소비를 하게 되는 셈이다. 하루 몇 백 명의 소비자들이 정육코너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그 액수 또한 만만치 않을 터이다.

 

 

 

10원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마트의 제품가격이 일반 동네 슈퍼마켓보다 비싼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석촌동에서 식당을 하는 김 모(남.32세)는 얼마전 한 대형마트에서 180개들이 일회용커피 5상자를 구매했다. 그동안 인터넷 몰을 이용해 왔지만 대형마트 전단지에 나와 있는 1회용 커피믹스의 가격이 82원으로 광고돼 있어 인터넷몰보다 3원 저렴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제품을 갖고 와 살펴보니 커피의 개당 용량이 달랐다. 인터넷몰은 1개당 용량이 12g이었으나 마트 제품은 10g이었다. 12g으로 환산하면 대형마트 제품 가격이 100원으로 인터넷몰보다 훨씬 비싼 셈이었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제품의 용량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한 눈속임 상술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식용유의 경우 용기의 크기는 같았지만 내용물은 1.8리터와 1.7리터로 달랐다. 시중에서 3kg인 설탕이 대형마트에선 2.722kg으로 용량이 줄어 있다. 용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낮아진 것이나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오인하게 되는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제약조건’이 있는 할인상품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얄팍한 상술은 소비자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라며 “정확한 구매 조건을 알리지 않는 건 도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소비자들도 대형마트가 동네 슈퍼보다 싸다, 대용량상품이나 묶음상품이 싸다는등의 선입견을 버리고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용량과 가격을 메모해 꼼꼼히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물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방송 기자 - 2010.02.09(화) 오후 0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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