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 안에 쌓여있는 백색가루>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도요타 차량의 리콜 파문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운행 중인 도요타 렉서스 차량 환풍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백색 가루가 풀풀 날려 해당 자동차 이용자들이 큰 충격을 받고 리콜 등의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이 2007년형 렉서스 ES350 차량을 확인한 결과 환풍구 주변과 차량 앞 유리창 밑 부분에 흰색 가루가 뿌옇게 가라앉아 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먼지와는 확연히 달라 지난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석면 파동을 연상케 했다.
에어컨과 히터를 번갈아 작동하자 환풍구는 따뜻한 바람 찬바람 가리지 않고 백색가루를 토해냈다. 10여초 가량 백색 가루가 날린 뒤 점차 미세해져 눈에 띄지 않을 정도가 됐다. 에어컨 및 히터를 작동하고 환풍구를 뚫어지게 쳐다보지 않는 한 운전자는 먼지라고 오인하기 십상이었다.
렉서스 차주인 서울 등촌동의 김 모(남.50세)씨는 "먼지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최근 언론 보도를 접하고는 더 이상 추운 날에도 히터를 키고 다닐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3년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백색가루를 얼마나 들이마셨을지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보도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환풍구 주변의 먼지를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 씨는 도요타 측으로부터 관련 부품 교체를 약속 받은 상태다.
이에 앞서 소비자원은 지난 18일 2007년형 도요타 렉서스 ES350 차량이 에어컨을 켤 때마다 차에 흰색 가루가 쌓인다는 결함신고를 받아 검사한 결과 수산화알루미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인체에 좋지 않은 물질인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유해성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추가 검사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에어컨 내부 증발기를 코팅하는 데 쓰이며, 인체 유해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원에서 조사 중에 있는 내용"이라며 백색 가루가 날리는 원인, 관련 부품, 차종, 대수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어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무상으로 부품을 교체해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 김용원 사무관은 "현재 자동차성능연구소를 통해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한 차량과 자동차 결함 신고센터를 통해 제기된 동일 민원 차량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색 가루가 나오는 것은 명확히 확인됐다. 다만 어디서 나오는지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인지, 유해성이 있는지를 확인해 조치할 예정이다. 유해성이 있다면 무상AS를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정도면 리콜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백색 가루와 관련 정밀조사가 도요타 전 차종이 아닌 민원이 제기된 ES350 등 몇몇 차량에 대해서만 이뤄지고 있어 자칫 문제가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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