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결국 눈물을 보였다.
19일 오전 전국에 방송된 이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주요 TV 방송사들도 생중계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연설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희생 승조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를 표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함을 밝힌 이 대통령은 "침몰된 천안함의 함미가 인양되고 실종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태극기에 덮여 나오는 모습에 국민 모두가 울었다"면서 "대통령의 호명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관등성명을 대면서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면서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으로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이라면서 "강한 군대는 강한 무기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 군대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모두에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한 뒤 "당신들이 사랑했던 조국은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통일이 되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오면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의 희생을 다시 한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색 넥타이에 검은 정장 차림의 이 대통령은 승조원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감정이 격한 듯 목이 메는 모습을 보이다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결론을 근거로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국제적 공조를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려 노력했다. 만약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유엔은 포함한 국제적 협력 속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북한에 대응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결국 현재 北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북한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천안함 침몰이 북의 소행인 것으로 정확히 밝혀질 경우 이 대통령이 말한 단호한 대처가 어떤 형식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3당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침몰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간단회는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됐으며, 이와 관련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정당과 정파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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