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승용의원(여수시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보건복지부가 9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어 암환자에 대한 진료비 완화 방침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승용 의원은 복지부가 ‘암환자 본인일부부담 산정특례’(이하 산정특례)를 변경해 환자들의 본인부담률을 높인 것은 질병의 위협과 병원비 압박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조치라고 밝혔다.
변경된 산정특례에 의해 등록된 암환자가 5년간 치료를 받고도 암세포가 남거나 항암치료를 계속 받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암환자는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돼 환자 본인 부담금은 최소 5%에서 최대 60%로 대폭 증가한다.
복지부는 암환자가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요법 등의 치료를 받고 5년을 생존한 경우 ‘완치’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전문가들의 의견은 암 치료 뒤 5년간 생존한다 하더라도 ‘완치’로 볼 수 없다는 견해이다.
대한암학회는 “5년이 경과하여도 암과 연관된 재발이 발생하기 때문에 5년이라는 기간 자체에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의견을 냈고,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 또한 5년 경과 후에도 장기간의 치료와 추적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산정특례는 암 치료 초기 5년간의 의료비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암 치료 중에 있는 경우는 지원을 계속하는 것으로서 더 혜택을 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5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산정특례 제도는 중증질환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가 목적으로 암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이지, 암환자를 걸러내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초기 5년만 지원하기로 했다는 복지부의 주장은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복지부는 암환자 등의 본인부담률을 10%에서 5%로 인하하며, 중증·고액질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경감시키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던 복지부가 불과 9개월만에 암환자 보장성에 대한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주승용 의원은 “원칙없는 복지부의 행정이 암과 싸우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환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암 재발을 막기 위한 검진 및 합병증에 대한 치료 등에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장에서 암을 치료하는 의료인들의 목소리까지 묵살하는 것은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며 “시대를 역행하는 보장성 악화 정책은 즉각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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