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
군이 마을 주민들이 수백년동안 사용해 온 도로 부지를 대체 도로 확보 조건 없이 골프장
부지에 포함시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대대로 사용했던 도로를 하루 아침에 잃어버린 해당지역 주민들이 이에 반발해 집단
민원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4일 강원도 홍천군
(군수 노승철· 좌측 사진)에 따르면 장락개발은 홍천군 서면
모곡리 일대에 163만648㎡규모의 골프장을 건설
키로 하고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홍천군은 골프장 경계 지역인 1232번지를 중심으로 난 도로 부분을 대체 도로를 만드는 조건도 없이 장락개발(대표 박태영)이 건설 중인 골프장 부지에 포함시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도로는 수백년전 마을이 형성되면서 지역주민들이 사용해 왔다. 포장
이 된 뒤에는 수십년 간 장락산 중턱에 난 산림 도로로 연결돼 주민들이 트럭
.승용차.경운기등을 이용해 산나물
.고로쇠
물 채취.땔감 작업등
을 해 왔다. 도로부지의 대부분은 국공유지이며 군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혈세를 들여 포장까지 해 줬다.
마을 주민들은 홍천군이 국유재산인 도로를 주민공람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골프장 부지에 포함시킨 것은 특혜가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최근 마을 주민들의 총회인 대동회를 소집해 대응책을 협의 했다. 홍천군수에게 탄원서 를 제출하기 위해 연대서명까지 받아 놓고 있다. 홍천군수를 직접 찾아가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한편 오는 6월 치뤄지는 지방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 홍병천 후보(전 축협조합장)에게도 대체도로 건설을 공약해 줄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을 주민은 "최근 유권자들을 무시하고 멋대로 행정을 편 당진군수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모곡3리 골프장 도로 문제에 대한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밑도 끝도 없는 의혹과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이모씨는 "이런 경우 대다수 지자체들이 대체도로나 기부
채납 형식의 도로 등을 받는 조건부허가를 내주는 데 반해 홍천군은 국유지인 도로를 골프장에 헌납했다"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보지 않고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천군 관계자는 "이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 준 것일 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면서 "실제로 이 주변은 외지 사람들이 소유한 땅이 많아 이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홍천군의 이같은 주장에 마을 주민들은 펄쩍 뛰고 있다.
이 마을에 태어나 평생을 살아 온 최모 씨는 "어릴 때부터 이 도로를 이용해 장락산에서 땔감을 장만했으며 고로쇠물.버섯 .산나물을 채취해 시장에 내다 팔았다"며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았다면 홍천군이 무슨 이유로 국공유지에 세금 을 들여 포장까지 해 줬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도로 입구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도 "이 도로 문제와 소음 ,도로를 따라 흐르는 하천 오염과 관련해 장락개발과 홍천군에 진정서 .질의서등을 여러 차례 냈으나 이리 저리 빠져 나가기만 할 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대체도로 논란이 가열되자 장락개발측은 최근 골프장을 관통하는 카트 도로를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한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주민들이 홍천군수가 보증 을 하는 약정서 교환을 요구하자 발을 빼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주민들은 카트 도로 개방으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도로로는 경운기.승용차.소형트럭 뿐 아니라 중장비 와 덤프트럭까지 왕래할 수 있었는 데 오토바이 도 들어 갈 수 없는 카트 도로를 개방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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