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이세훈
지난 20.4.29. △성폭력처벌법 △형법 △청소년성보호법 등 개정안이 본회의의결을 거처 ‘20.5.19.자로 공포되었다.(일부예외) 일명 ‘n번방 재발 방지법’은 텔레그램 불법 성착취 사건 이후 처벌 강화를 위해 마련되었으며 공포 즉시 시행된다.
개정 주요 내용은 불법촬영물 및 불법유포물 소지‧구입‧저장‧시청에 대한 처벌규정이 신설되었고, 이를 이용한 협박‧강요죄가 신설되었다. 그리고 불법촬영 및 불법유포 법정형이 상향되고 그 외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상향, 성폭력 예비‧음모 신설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개정 내용 중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을까? 불법촬영물 및 불법유포물 소지‧구입‧저장‧시청에 대한 처벌규정이 신설되었다는 내용이 우리에겐 가장 피부에 와닿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개정 전에는 촬영·유포 행위에 국한되어 관련자만 처벌(아청법 제외)이 되어왔다.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중 누군가는 구입‧소지‧시청하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 없이 행동하며 범죄를 조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이 모든 행위들은 처벌받을 수 있기에 한번쯤 우리의 과거행동을 돌아보고 개정내용의 개념과 취지에 대하여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신설된 조항의 명확한 개념은 추후 판례 등을 통해 정립되겠지만 법률적·사전적 의미를 해석해 볼 때 이번 개정 내용은 불법촬영물 및 불법유포물을 다운로드(저장) 받아 휴대전화, PC 등에 보관(소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다운로드 없이 동영상을 재생하는 스트리밍 시청 행위도 규제해 불법촬영·유포물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 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잠깐 본걸 알 수 있겠어?” “실수로 다운로드 받았다고 말하면 되지.”라고 말이다. 이건 큰 오산이다. 디지털 관련 범죄가 발전하듯 수사기법도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휴대폰‧pc 등 정보저장매체에 저장했는지 재생하여 시청하였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sns상 행동들 토대로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직접 불법촬영·유포 한 행위자는 큰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불법유포·촬영물 소지‧구입‧저장‧시청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이 달라져 수요가 줄어든다면 디지털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고 희망해본다. 또한 이번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디지털성범죄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차근차근 한번 씩 생각해보며 한층 더 성장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