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지리아 전력 분석을 위해 극악의 치안 상태로악명을 낳고 있는 앙골라를 방문한 대표팀의 박태하 코치. 그의 앙골라행은 충분히 의미있고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2009 아프리카 컵 오브 네이션스 대회가 열리는 앙골라를 방문해 이집트전과 베냉전을 현장에서 관전한 박 코치는 19일 대표팀 전훈지인 스페인 말라가로 돌아와 기자단과 만났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전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 코치는 “지금 나이지리아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6월에도 그러리란 법은 없다. 나이지리아는 좋은 선수들 보유했고, 그들은 언제든지 빠른 시간 안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말로 결코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코치는 나이지리아의 취약점으로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의 기동성, 수비 전환 과정,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의 미흡함을 꼽았지만 “팀이 전체적으로 가라 앉아 있을 뿐이다. 경기 자체도 템포가 빠르다. 기복도 전혀 없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각에서는 나이지리아 대표 선수단이 태업을 벌이고 있다는 등의 지적과 선수단 단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보고 온 박 코치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난 태업이라는 느낌은 못 받았다. 전체적으로 팀이 안 좋을 때는 모든 선수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힘을 받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TV로 보시면, 직접 현장을 찾지 않고 본다면 할 수 있는 멘트다. 선수들이 흩어지고 그런 것도 없다. 특이하게도 나이지리아는 다른 팀과 달리 전반전이 끝나면 중앙선에 모여서 전반전 잘했으니 더 수고하자는 식으로 파이팅을 한다. 내부적인 문제는 못 느꼈다.”
시종일관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임을 강조하던 박 코치는 이집트, 베냉전에서 각각 나이지리아 대처법을 배우고 왔음을 전했다. 역전패를 당한 이집트전에 대해 박 코치는 “이집트의 3골이 모두 순간적으로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나이지리아 수비 조직이 갑자기 와해되면서 발생했다”며 “이집트의 득점 부분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중요했던 것은 상대적으로 약체로 여겨진 베냉과의 경기. 박 코치는 베냉 선수들의 선전에 큰 인상을 받은 듯 했다.
“나이지리아가 공격적으로 나왔고, 20-30분 동안은 볼을 소유하고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 20부분 동안은 사실 베냉이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커리어에 주눅 들어있었던 것 같다. 나이지리아가 경기 자체를 못 풀었고, 베냉 선수들이 30분 이후부터는 주도권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나이지리아가 1-0으로 이겼지만 베냉도 나이지리아가 쉽게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다.”
나이지리아는 야쿠부, 미켈, 오바시, 타이워, 마르틴스, 에투후 등 유럽 축구 무대의 중심을 누비고 있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하다. 박 코치 역시 이 같은 스타 선수들이 언제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기에 항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의는 하되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상대의 플레이에 따라 전술적인 움직임을 바꿀 수는 있지만 심리적인 자세는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허정무 감독은 핀란드전 초반 고전의 이유를 경험 부족으로 꼽았다. 심리적인 문제다.
전훈 중인 대표팀은 남아공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 스페인에서 실전 대비 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체력과 전술에 이어 심리 상태 강화까지 고려하며 치밀하게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의 4강 신화를 기점으로 2006년 월드컵의 원정 첫 승, 올림픽, 청소년 대회에서의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유럽의 중심을 누비고 있기도 하다. 더 이상 한국 축구에 세계 무대 울렁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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