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티 지진 참사 등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지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반도 지진 건수 역시 작년에만 60건이 보고되는 등, 국내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건물에 효과적인 지진충격완화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축물이 지진 하중을 견디도록 하기위해 사용하는 공법으로는 '내진보강공법'과 '제진보강공법'이 있다. 내진보강공법은 구조물 자체의 저항능력을 증가시켜 지진하중에 견디도록 하는 것으로, 전단벽 설치와 기둥크기를 키우는 것 등이 여기 해당된다.
제진보강공법은 충격에너지를 흡수하는 댐퍼(제진장치)를 사용해 지진으로 발생하는 하중과 변위의 영향을 감소시키는 공법으로, 일본이나 선진외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진보강공법 적용 시 댐퍼를 기둥과 보 사이에 가새형으로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진으로 발생되는 변위의 70% 정도만 댐퍼로 유도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충분한 보강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기존 방식에 비해 성능이 크게 향상된 제진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이 개발한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은 지진 발생 시 건물에 전해지는 횡변위를 독특한 메커니즘에 의해 기구학적으로 증폭시켜 댐퍼로 전달함으로써 기존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 흡수가 가능하다.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 사용 시 기존 가새형에 비해 약 4∼12배 큰 변위가 댐퍼에 유도되며, 이를 통해 4∼12배 이상 제진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제진성능 발현을 위해 요구되는 제진장치 용량 및 소요개수가 줄어 공사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도심지 건축물은 노후 등으로 구조성능이 저하돼 높은 수준의 내진보강이 요구된다. 이번에 개발된 다중변위증폭 제진시스템은 기존 시스템 대비 높은 보강성능으로 건축물 내진보강 시 활용도가 높으며, 특히 도심지 건축물의 증·개축형 리모델링 공사에 적합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은 지진하중에 견디는 능력이 탁월한 본 기술 개발로 현재 토목분야 이외에는 활발히 적용되지 않고 있는 제진보강공법의 건축물 도입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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