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한나 기자] 유명 완구점인 토이저러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수입 브랜드 ‘스텝2’가 공업용 재생펠트를 채운 재활용 매트리스를 어린이용 침대에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매트리스는 '스텝2' 유통사에서 국내 중소업체로부터 OEM 방식으로 공급 받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소비자들은 이 매트리스가 국내에서 따로 생산제품인 줄을 모르고 구입했다가 뒤늦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상암동의 하 모(남.30세) 씨는 작년 초에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스텝2 ‘레이싱카침대’를 구입해 5세, 3세인 두 자녀가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 하 씨 자녀들은 침대를 3개월 정도 사용하다 스프링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그 뒤로 사용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8일 아이방을 새로 꾸미는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재활용 매트리스가 생각나 하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트리스 천을 갈라 내부를 확인해봤다. 하 씨는 매트리스 속이 지저분한 재활용 소재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하 씨는 “아이들이 재활용 매트리스 위에서 뛰어 놀았단 사실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 아이들이 감기 같은 잔병치레를 할 때도 별생각 없이 넘겼으나 혹시나 아이들에게 해가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제품은 아동들에게 인기가 있는 자동차 모양의 침대로 57만8천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자동차 모양의 틀만 해외에서 수입되고, 내부에 놓는 매트리스는 국내에서 제작돼 함께 팔리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서 토이저러스 구리점에 진열된 ‘레이싱카침대’를 살펴본 결과 마찬가지로 공업용 재활용 펠트가 사용된 매트리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이저러스 매장 관계자는 “이 제품을 몇 년동안 수십대 팔았지만 어제(4월 8일)서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사실을 알았다. 그 동안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제품은 틀만 따로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들로서는 재활용매트리스를 함께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매장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매트리스도 당연히 '스텝2' 제품인 줄 알고 구입하고 있다. 하 씨도 매장에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매트리스가 국산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문제가 된 재활용 소재는 공업용 재생펠트로 생활용품에 사용해선 안 되는 소재이다.
이 공업용 재생펠트는 천조각을 잘개 쪼개 뭉친 것으로 매트리스 내의 철제 스프링을 감싸는 용도로 사용됐다. 매트리스 내부의 소재는 겉으로 보면 알 수 없으나 칼로 매트리스의 천을 갈라보면 내부의 재활용 소재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매트리스 내부를 확인할 수 없으며 매장에서도 그동안 재활용 소재를 쓴 제품이란 사실을 안내하지 않고 판매해왔다.
토이저러스 매장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면 안되지만 솔직히 눈으로 보면 부모 입장에서 사기 꺼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곰팡이나 먼지를 발생하진 않는다. 100만~200만원 하는 침대가 아니고서야 이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은 다 이런 재활용 소재가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아용 침대는 이 ‘레이싱카침대’ 뿐이다. 이 제품은 전국 5개의 토이저러스 매장 중 구리점 외 1곳에만 진열되어 있으며 구니카 쇼핑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판매중이다. 매장 관계자는 이 침대의 안전성 문제에 대하여 유통사인 구니카 측에 메일을 보냈으나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스텝2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국내에서 스텝2의 틀과 국내 OEM생산된 매트리스를 조립해 팔고 있는 구니카의 관계자는 “이번 사례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내부 회의를 거쳐 해당 제품의 매장 철수와 온라인 판매 철수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니카 측은 2007년 4월 해당 매트리스의 안전성 검사 결과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소비자가 구입한 매트리스는 2008년 10월에 생산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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