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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머니 줄게 엄마 주민번호 대봐!"

어린이 꾀어 부모 인적사항 빼가는 소액사기 기승..업체"책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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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차정원 기자] '아이들이 검은 손에 노출돼 있다.'

 

인터넷이나 문자 메시지로 어린이를 구슬리거나 협박해 부모의 인적사항을 빼낸 뒤 소액결제로 돈을 빼 가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경우 이동통신사나 게임업체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가 없어 피해를 당한 부모들만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온라인 게임서 알게 된 지인 믿었다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인천시 갑곳리의 유정아(여.35세)씨는 지난달 27일 오후8시께 느닫없는 소액결제 '줄폭탄'을 맞았다.

 

8시 25분부터 46분까지 만 21분만에 휴대폰 및 ARS로 6회의 결제가 이루어져 총 28만1천800의 대금이 결제된 것. 당시 유 씨는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았다.

 

대금이 청구된 Y온라인이라는 게임업체로 연락 해 보니 유 씨의 이름으로 해당 결제가 정상적으로 요청 됐다고 했다. 누군가 유 씨의 개인 정보를 도용해 해당 업체에 가입 한 후 게임머니를 구입한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유 씨의 아들은 당일 N사의 게임을 하면서 채팅을 통해 전화번호.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려 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 무료로 게임머니를 주겠다며 결제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유 씨는 Y사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에서는 "증거가 없어 환불은 불가능하다"면서 "경찰에 신고하는 수 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N사도 경찰에 신고하라는 대답 뿐이었다.

 

유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지만, 담당자는 "게임상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피해의 경우 대부분 중국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해결은 어렵다"고 했다. 경찰에서 사건 접수를 위해 사건 당시 대화내용과 상대ID. 대화 시각 등을 요구했지만 이를 확보할 방법이 없어서 유 씨는 사건 접수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N사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달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저연령층의 고객들은 이러한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피해 예방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적극적인 교육 및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로부터 부모의 신상정보를 빼내기 위해 휴대폰 문자 메시지가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심 모(여) 씨는 지난해 11월 KT로부터 요금 청구서를 받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요금 내역 가운데 용처를 알 수 없는 소액결제 10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통신사에서는 정상적으로 결제된 것이라고 했고, 결제 대행업체인

 

D사도 정상처리된 것이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심 씨가 사정을 뒤늦게 알아보니 초등학생인 아이를 통해 자신의 주민번호를 비롯한 정보가 빠져 나갔고, 그 정보를 이용해 누군가가 소액결제로 돈을 빼간 것이었다.

 

초등학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부모의 휴대폰 번호와 주민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집으로 찾아가겠다고 협박해 정보를 빼가는 수법에 자신의 자녀가 걸려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심 씨는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깡'도 기승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이뿐이 아니다.

 

최근에는 일명 '휴대전화 소액결제깡'이라는 수법까지 등장해 미성년자들을 갈취하고 있다. 이는 특정 물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꾸며 휴대전화로 결제하고 물품 대신 현금을 입금해 주면서 고리의 선이자를 떼는 수법이다.

미성년자라도 휴대전화 번호와 명의자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명의자의 동의 여부는 형식적 확인에 그치고 있어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생까지 말려들고 있다.

 

대출업체들은 피해 학생들의 명의로 인터넷게임 아이템 등을 구입한 뒤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되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이중 일부를 아이들에게 빌려주는 수법을 쓴다. 수수료가 40%대로 높지만,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용돈이 필요한 아이들이 쉽게 피해를 입는다. 그렇게 결제된 금액은 다음 달에 고스란히 요금으로 청구돼 결국 부모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이런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수도 없다.

 

부모가 아이들을 미리 단속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해당 업체들은 주의를 촉구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둘러댈 뿐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피해를 당한 유 씨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심각하다는 예기를 들었지만 이런 방식으로 당할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N사의 게임은 아들처럼 저연령 층이 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식이 부족한 어린이들을 위해 예방 조취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hbs한국방송 기자 - 2010.04.13(화) 오후 0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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