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지난해 4월과 11월에 아이스크림 가격을 최대 50%씩 올렸던 빙과업계가 반 년도 안 돼 또 다시 일제히 가격인상에 나섰다.
아이스크림값 인상이 연중 행사로 자리 잡은 데다 올해도 인상 폭이 최대 43%로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아 어려운 경제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고급 원료를 사용해 품질을 개선했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지만, 최근 널리 퍼져 있는 '절반값 판매'에 따른 마진축소를 벌충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실제로 영세 업체를 제외한 상당수의 유통점에서 절반가격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관행이 굳어진 상태로 정상가를 다 내고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 1년만에 3번 인상..올렸다 하면 50%
롯데제과, 롯데삼강, 빙그레 등 빙과업계는 지난달부터 최고 43%까지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제과는 3월말 인기상품인 ‘와일드바디’ ‘메가톤바’ ‘옥동자’ 가격을 700원에서 1천원으로 인상했다. 롯데삼강도 인기제품인 ‘돼지바’ ‘찰떡바’ 가격을 1천원으로 올렸다. 딱히 외부적인 인상요인이 없었는데도 값을 43%나 올린 것이다.
빙그레는 이달 초 ‘투게더’ ‘엑셀런트’ ‘그리시아쿠앤크’ 가격을 6천원에서 7천원(17%)으로, ‘링키바’는 4천원에서 5천원(25%)으로, ‘더위사냥’을 700원에서 1천원으로 인상했다.
해태제과도 빠르면 이달 중 ‘누가바’ ‘바밤바’ 등을 700원에서 1천원으로 올려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빙과업계는 지난해 11월에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제과는 ‘일품 찰떡와플’을 ‘참살이 쑥 찰떡와플’로 바꾸고 1200원에서 1500원으로, ‘호두담은 찰떡아이스’ 용량을 20㎖ 늘리면서 500원 오른 1천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빙그레도 ‘빵또아’ ‘참붕어싸만코’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삼강도 ‘국화빵’ ‘쿠키오’를 1500원으로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롯데삼강 '국화빵''쿠키오'와 해태제과 '크런치킹''꿀호떡' 등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나 인상됐다. 또 빙그레 '붕어싸만코'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가격이 20% 올랐다.
올해 또 다시 단행된 가격인상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동안 1등급 우유를 사용하다가 1등급A 서울우유로 바꾸는 등 원재료를 고급화 했다”며 “제품 용량을 10ml 늘렸기 때문에 실제 가격인상률은 43%가 아닌 2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빙그레 측도 “아이스크림에 사용하는 우유를 1등급A로 바꾸는 등 제조비용이 늘어나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료를 고급화하면서 가격을 두 자릿수로 올린 것은 소비자들의 정서에 어긋난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정자동의 김모(남.34세)씨는 "조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서 5개 중에 2개만 구입했다"며 "경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빙과업체들이 가격을 올려 이윤 챙기기에 급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빙과류 묶음판매 '여전'.."누구 좋으라고?"
업체들은 용량을 늘리고 원료를 고급화했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왜곡된 유통구조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지간한 크기의 유통점에서는 이미 '아이스크림 = 절반가 판매'가 공식으로 굳어졌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또 가격인상이냐"면서도 무감각해진 듯한 모습이다. 이미 아이스크림을 절반값으로 사는 데 길이 들여졌기 때문이다.
서울 신길동의 이모(남.17세)군은 "아이스크림이 바싸서 속상하다"며 "제 가격을 주고 구입하면 왠지 사기를 당하는 것 같아 50% 할인 마트에서만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서울 마곡동의 윤모(여.27세)씨도 "업체들이 고급 원재료를 사용했다는데 솔직히 그렇게 가격을 올릴만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빙과업계도 현행 유통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빙과 4개 업체인 롯데제과, 롯데삼강, 빙그레, 해태제과 등의 업체간 경쟁이 결국 가격인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약 4년 전에는 20% 정도 할인행사가 이뤄졌는데, 어느 순간부터 동네 수퍼까지 빙과류를 미끼상품으로 활용했다. 이제는 50% 이상 할인행사가 고착화되는 바람에 해당 업소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가격을 깎아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절반가 판매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서라도 적정마진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상당부분 빙과업체들의 책임이기도 하다. 앞서 대형마트 등의 묶음판매가 '꼼수판매'였다는 사실이 지적된 탓이다. 특히 빙과류와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없어 제조된지 3~4년이 지난 제품이 버젓이 할인 상품으로 팔린다는 사실이 들통난 바 있다. 현재 빙과류는 제조일자 표시가 의무화돼 과거와 같은 방식의 재고품 처리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값을 깎아줬다가 '할인의 덫'에 걸린 빙과업체들이 그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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