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한나 기자] 최근 화장품의 효능을 직접 비교한 방송프로그램이 방영된 뒤 고가 화장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고급 화장품이 값만 비쌀뿐 별로 효과가 없다는 내용에 앞으로 어떤 화장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에 빠져 들고 있다.
화장품을 제대로 고르려면 브랜드에 현혹되지 말고, 그 성분부터 잘 따져 봐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이 허용된 화장품 성분이 제한돼 있어 고급화장품이라고 더 비싼 성분을 쓴 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화장품은 단계별로 써야된다는 식으로 과잉소비를 부추기는 상술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 화장품 성분의 진실
국내 A화장품 관계자는 “고가 화장품이나 저가 화장품이나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성분이 있어 기능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를 차별화 하기 위해 특징적인 성분들이 소량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동 이니스프리 매장의 직원은 고객을 상대로 제품을 설명하며 “LG생활건강의 숨 미백에센스에 들어있는 아사이 베리 성분이나 이니스프리 에센스에 들어있는 아사이 베리의 원산지가 같다”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숨 에센스와 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에센스의 성분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이 직원은 같은 계열사 브랜드인 설화수와 이니스프리의 기본 성분은 거의 같으며 “설화수에 든 한방 성분 대신 이니스프리는 허브 성분이 들어간 차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롯데백화점 본점 1층에 입점한 숨 매장에 가서 아사이 베리가 들어있다는 미백 에센스의 성분 함량을 묻자 직원은 “아사이 베리가 들어있는 건 맞지만 얼마나 들어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아사이 베리 원산지에 대해 물어도 답을 하지 못했다.
화장품 업체가 화장품 성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실제 내용에 별 차이가 없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명품 화장품 회사들이 새롭게 발견된 신물질이 들어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기능성화장품도 사실은 차별화됐다고 자랑하는 성분은 소량으로 그 효과가 미미하다. 이들 제품이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증을 받은 것은 저가 화장품에도 사용되는 식약청이 인정하는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덕분인 경우가 많다.
최근 방영된 'KBS스페셜'에서는 저가 미백 화장품에 들어있는 식약청 미백 고시 성분 '알부틴,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의 미백 효과가 고가 화장품의 미백 효과보다 되레 우수한 것으로 나와 논란의 원인을 제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능성 화장품은 식약청으로부터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 차단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며 이런 효능이 있는 것으로 등록된 원료를 사용하면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 2주 만에 효과있다?..단계별로 써야 한다?
고가 화장품으로 유명한 시세이도 매장 직원은 “시세이도 화이트 루센트는 3단계 미백 시스템으로 꾸준히 사용하면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제품을 홍보했다. 심지어 이 직원은 “2주만 써도 미백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극적인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매장에서는 이처럼 소비자에게 잘못된 내용을 전하며 구입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한 설화수 매장에서는 “윤조 에센스(60ml, 8만원)를 바른 뒤에 자정 미백 에센스(50ml, 20만원)를 바르면 뒤에 바르는 화장품의 흡수가 더 잘 되므로 함께 쓰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에 대해 A화장품 관계자는 “라인별로 여러 종류의 화장품이 나오지만 고객들에게 이걸 다 써야 한다고 홍보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단계별로 모든 화장품을 다 쓸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장품 매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세럼, 스킨, 로션, 크림’ 혹은 ‘스킨, 에센스, 크림’ 등으로 여러 화장품을 순서대로 써야한다고 설명하며 구입을 유도하고 있었다.
실제로 동일한 라인의 스킨, 로션, 에센스 등은 성분이 거의 똑같고 질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화장품 전문가들은 단계별로 화장품을 쓰는 습관이 자칫 피부에 과도한 영양을 줘 피부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올바른 화장품 사용법은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피부에 맞는 성분이 든 화장품을 적당한 만큼만 바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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