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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센터가 소비자 골병들게 하네

AS센터가 소비자 골병들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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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백진주 기자] 제품을 수리해줘야 할 AS센터가 오히려 소비자를 잡는 골병센터로 둔갑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PMP 같은 소형 IT기기의 경우 업체들이 별도의 서비스망을 구축하지 못해 사설 업체 등에 AS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공식 AS센터가 멀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설업체를 찾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체의 명의를 사칭해 불법으로 수리의뢰를 받는가 하면, 제조사로 대리 접수하겠다고 허위안내한 후 멋대로 수리를 진행하다 발각된 사례도 있었다. 업체의 경영악화로 인해 위탁업체로 이관되어 진행되는 AS의 경우, 더딘 일처리로 소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더욱이 수리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사설AS업체의 경우 '나 몰라라'식으로 응대하기 일쑤인데다 제조업체는 정식 경로를 통해 AS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결국 소비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되는 상황.

 

피해를 당한 한 소비자는 “수리 한 번 맡기려면 미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CSI(과학수사대)요원이라도 돼야 하는 거냐? 별걸 다 의심해야 하는 세상”이라며 한탄했다.

 

 

▲사설 AS업체가 의뢰한 컴퓨터를 마구잡이로 분해해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린 후 배째라 대응한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 AS센터도 짝퉁이?

 

대전 신일동의 이 모(남.33세)씨는 지난 4월 초 오드아이 내비게이션의 GPS와 DMB수신 기능이 잘 되지 않아 품질보증서에 기재된 오드아이 AS센터(상담번호 1588-4487) 주소지인 대구로 택배를 보냈다.

 

다음날 “주소가 잘못된 것 같다”는 택배기사의 전화를 받은 이 씨는 부랴부랴 1588-4487번으로 전화를 걸어 주소를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AS센터 직원은 서울 주소를 알려줬고, 이 씨는 택배기사에게 새 주소로 재배송해 달라고 부탁했다.

 

며칠 후 돌려받은 내비게이션의 액정화면에서 수리 의뢰 전에는 없던 불량 화소들이 발견됐다. 확인요청하자 담당직원은 “원래 불량화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수리 후 되레 더 망가진 내비게이션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다는 이 씨의 요청에 기자가 오드아이 측에 연락을 취한 결과,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오드아이 AS센터에는 2008년 이후 이 씨가 AS를 받은 이력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더구나 이 씨가 전화를 걸었다는 1588-4487번은 오드아이가 1년 전부터 사용하지 않는 번호였다. 오드아이 홈페이지에는 ‘2008년 8월 기준으로 타지역 AS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대구에서만 AS를 진행 중이며 1588-4487번호도 1577-4487로 변경됐다’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었다.

 

이 같은 사정을 전해들은 이 씨는 “1588-4487은 제품보증서에서 확인한 것이고 상담원은 분명 ‘오드아이’라고 했다. 아무 관계없는 업체라니 어이없다”고 반박했다.

 

알아보니 옛 번호를 쓰고 있는 곳은 ‘내비엔’이라는 사설AS업체였다. 문제는 내비엔이 여전히 1588-4487번을 오드아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 실제로 기자가 1588-4487번으로 전화를 걸어 묻자 남자직원은 ‘오드아이 AS센터’라고 답했다. 오드아이와 내비엔의 관계를 캐묻자 “계약 관계는 끝났지만 오드아이로 알고 전화를 하는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편의상 안내하는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이에 대해 오드아이 측에 대표번호 도용 사실을 방치한 게 아니냐고 묻자 “2008년 모 업체와 AS위탁 계약을 했으나 고객 불만이 폭주해 한 달만에 중단했다. 당시 썼던 1588-4487번이 내비엔이라는 업체로 명의변경 된 것 같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한편 내비엔 측은 명의도용 등에 관해 일체의 입장표명을 거절했다.

 

 

◆ “더 싸게 해 줬는데 뭐가 문제야?”

 

경기도 평택 안중읍의 정 모(여.34세)씨는 최근 이용 중인 아이스테이션 내비게이션이 작동되지 않아 사설AS센터로 수리를 맡겼다. 마침 토요일이라 아이스테이션 고객센터와 통화가 안 돼 답답해하던 중 우연히 내비게이션 수리업체의 간판을 발견하고 급히 방문한 것.

 

예전 경험을 떠올려 "펌웨어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 업데이트를 요청하자 직원은 2기가 메모리로는 불가능하다며 4기가 메모리칩을 4만원에 구매하라고 권했다. 이전 업데이트 시 메모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터라 이상했지만 전문가의 말이라 믿은 것이 실수였다.

 

4시간이 지나도록 처리되지 않자 수리를 맡겨두고 대여 내비게이션을 지급받아 사용했다. 다음날 수리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려하자 GPS 수신이 되지 않았다. 직원은 아이스테이션에 대신 AS를 맡겨 처리하겠다며 택배비 1만원을 요구했다.

 

정 씨가 확인을 위해 송장번호를 요청하자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의뢰하는 거라 개별 송장번호가 없다고 둘러댔다. 며칠 후 수리된 내비게이션을 돌려받으며 정 씨가 AS접수증을 요청하자 그제야 직원은 아이스테이션에 보내지 않고 직접 수리했다고 말했다.

 

대리접수를 할 것도 아니면서 왜 택배비를 받았냐고 따져 묻자 "업데이트 비용이다. 원래 2만원인데 싸게 해 준 것"이라고 오히려 생색을 냈다. 정 씨가 기막힌 AS과정에 대해 책임을 묻자 고발하라며 배짱을 튕겼다.

 

정 씨는 "정말 기가 막힌다. 내가 여자라고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줄 모른다고 무시를 한 것"이라며 "거짓말로 번 돈이 내 돈 5만원만을 아닐 터"라며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사설업체 A는 입장표명을 요청했지만 "법대로 하라"는 뻔뻔한 대답이 전부였다.

 

◆ 20일째 수리지연 AS센터..알고보니 ‘위탁업체’

 

경남 마산시 양덕동의 노태근(남)씨는 지난 3월 중순 고 3 딸이 이용 중인 맥시안 PMP가 작동되지 않아 경기도 성남에 있는 AS센터로 택배를 보냈다. 다음날 확인을 위해 수차례 전화를 한 끝에 겨우 직원과 통화해 3월 19일에 제품이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AS과정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딸이 수능을 위해 PMP로 유료 학습동영상을 이용해 왔던 터라 하루, 한 시간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일주일 후 일까지 제쳐두고 수십 번 전화를 한 끝에 AS등록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신속한 처리를 재차 부탁했지만 다시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해당업체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AS를 위한 전화연결 지연 및 실패 등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이 안 된 점이 죄송하다’는 공지와 함께 전화번호만 안내돼 있었다. 혹시나 싶어 온라인 문의라도 해보려고 게시판을 열자 ‘수리 맡긴지 한 달째 연락 없음’. ‘워낙 연락이 안 된다는 평이 많아 사설 AS업체 이용해서 수리 받았다’는 등의 글만 가득했다.

 

노 씨는 더 이상 고3 자녀의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지난 6일 다른 PMP를 구입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3시경, 20여일만에 전화를 건 AS센터직원은 이제야 '수리 접수할 예정'이라며 12만원의 수비리를 안내했다.

 

노 씨가 더딘 일처리에 대해 묻자 "현재 업체가 정상경영이 되지 않아 수리만 위탁 진행하고 있다"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노 씨는 수리를 거부하고 제품회수를 요청한 상태다.

 

노 씨는 “스토커도 아니고 일까지 접어두고 하루 종일 전화해도 연락이 안 되니 뭐하는 회사 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답이라도 주면 다른 제품을 구입해서 쓸 거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업체로 전화 및 팩스 등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hbs한국방송 기자 - 2010.05.25(화) 오후 01: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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