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인 코크를 세게 조여 파손된 오일팬. 사선으로 균열이 가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정비사가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오일팬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사자는 오일팬의 내구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자동차업체 측은 드레인 코크를 세게 조이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25년째 자동차 정비일을 해온 아산시 배미동의 이 모(남.52세)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정비소에 입고된 GM대우자동차 2006년식 젠트라 차량의 엔진오일 보충을 끝내고 드레인 코크를 잠그던 중에 멀쩡하던 오일팬이 갑자기 깨진 것.
영문을 몰랐기에 이 씨는 젠트라 차주인 김 모 씨에게 GM대우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원인규명을 한 뒤에 서비스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GM대우 서비스센터 측은 "종종 오일팬이 깨져서 입고하는 차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드레인 코크를 규정토크 이상으로 세게 조여서 발생한 일"이라며 "이 씨의 정비 실수"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 씨는 김 씨에게 렌트비와 오일팬 수리비용 등 총 30여만원의 피해보상을 해줘야 했다.
이 씨는 "정비일을 20년 넘게 해오며 드레인 코크를 풀고 조이기를 몇 천 번 반복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드레인 코크는 손으로 거의 조인 후 마지막에 렌지를 이용해 90도 정도 힘줘 고정 시킬 뿐,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세게 조이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며 "설령 조이는 힘이 과했다 쳐도 드레인 코크의 나사선이 먼저 망가져야지 오일팬이 깨져서야 되겠나. 이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오일팬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GM대우 관계자는 "드레인 코크를 풀고 조일 때는 규정된 토크가 있다"고만 밝힐 뿐 내구성 및 규정 토크에 대한 상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 오일팬이라도 드레인 코크를 세게 조인다고 깨지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고 다만 한 쪽을 세게 조였을 경우 좌우 불균형으로 누유가 될 수는 있다"고 했다. 정비소에서 잘못 조여서 파손될 정도라면 오일팬이 정상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주철의 경우는 이 씨가 말한 것처럼 나사선이 뭉개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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