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고속도로 급가속 사고.."단순 정비 실수?"

첨부이미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서비스센터 정비사의 정비 실수로 차량의 가속페달이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고속도로 주행 중 급가속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초래한 도요타의 급가속 사고와 유사한 경우지만, 해당업체는 단순한 정비실수라며 차량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다.

사고는 지난 2월 9일 16시30분께 경상도에 위치한 88고속도로 거창-함양 방면에서 일어났다. 이 도로는 제한속도가 80km에 불과할 정도로 도로가 좁고 굽은 길이 많기로 유명하다.

당시 쌍용자동차의 2003년형 렉스턴을 몰고 있던 운전자 반규섭(남.45세)씨는 무섭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가속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발을 뗐는데 페달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은 것.

차량의 속도는 순식간에 80km에서 120km까지 치솟았고, 눌려진 가속페달은 수차례 발길질을 가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제동이 돼 갓길에 겨우 차량을 세울 수 있었다.

충돌사고는 피했지만, 찰나의 순간에 이뤄진 급가속에 반 씨와 함께 탑승했던 3명은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반 씨는 "뉴스로 매일같이 도요타 급가속 관련 보도를 접하면서도 남의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경험한 충격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라며 "정신적 보상과 함께 즉시 리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반 씨의 경우 도요타 급가속과는 현저히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센터 정비사의 정비 실수였다는 해명이다.

사고에 앞서 지난 2월 초 반 씨의 차량은 엔진 개스킷의 오일 유출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입고됐었다. 이 과정에서 정비사가 가속페달을 제 자리로 돌아가게끔 해주는 연결 볼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급가속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반 씨가 요구하는 정신적 보상에 대해서 쌍용차 관계자는 "정신적 피해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운전자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란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다. 대신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엔진오일 등 소모성 부품에 대한 무상 쿠폰을 다량 제공했다"고 말했다.

반 씨는 "이번에 발생한 정비 실수는 운전자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체크리스트 등 가시적 대응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에는 가속페달이 눌려있는 경우라도 반 씨의 경우처럼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서게 되는 '페달 세이프티'라는 안전장치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소한 도요타와 같은 끔직한 충돌 사고를 막을 장치는 돼 있다는 설명이다.

hbs한국방송 기자 - 2010.04.08(목) 오후 01: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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