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선박 탐사 목적 상실..해군 훈련시 구경용으로만..
-바닷속엔 기름 품은 `시한폭탄` 침몰선 9척-
[정부가 지난 12년간 202억원을 들여 세 대의 무인잠수정을 건조해놓고, 실제 사용은 2006년 개발 이래 단 1번 뿐 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예산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김우남 의원(민주당, 제주시 乙, 농축식품해양수산위)이 31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침몰선박 탐사 및 잔존유 누출여부 점검 등을 위해 개발된 무인잠수정사업이 전시성 행정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침몰 선박에 대한 인양, 탐사 등의 사업목적으로 지난 2001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2006년 `해미래`(ROV), 2009년 `이심이100`(AUV), 2012년 `이심이6000`(AUV)를 개발했다.
※ ROV(Remotedly operated Vehicle) : 원격제어 무인잠수정(연결된 케이블로 제어)
※ 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 : 자율 무인잠수정(무선통신 등으로 제어)
그런데, AUV의 경우 `(주)한화`와의 75억원 기술이전 협정체결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운용이 가능한 잠수정은 ROV인
`해미래` 뿐이다.
2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 무인잠수정 사업으로 탄생한 ROV가 해군의 해난구조 합동훈련에 참가한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2010년 천안함 잔해 및 파편수색 때 뿐이다.
해난구조 합동훈련은 실제운용이 아니라 잠수정을 `구경`시키는 정도에 불과해 제대로 된 `가동`은 아니다.
결국 만들어 놓은지 7년 된 잠수정을 운용도 안하고 보관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서야 국감이 시작된 이후인 올해 10월 16일부터 5일간 동해 울릉분지 탐사를 겨우 했다.
지난 7년간 고작 1번 가동한 것에 대해 김우남 의원실에서 문제제기하자 ROV를 개발한 해양과학기술원은 “고장 날까봐 함부로 운용을 못했다”고 답했다. 비싼 차를 샀다고 애지중지하며 안방에 모셔놓는 격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김우남 의원실에서 해수부에 ROV의 운용내역을 요구하자, 해수부는 담당부서를 찾지 못했고, 결국 해양과학기술원이 주무부처임을 의원실에서 알려줬을 정도로 해수부내에서 무인잠수정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 무인잠수정 개발사업이 길을 잃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무인잠수정의 애초 건조 목적이었던 침몰선박 탐사는 아예 제대로 해본 적 없고, 전시성으로 일종의 군사장비로 여기는 상황이다. 실제 ㈜한화에 이전한 기술은 군사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무인잠수정 기술이 군사용으로 쓰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애초 목적인 침몰선 탐사는 아예 손 놓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해수부는 침몰선박 중 잔존유 유출 위험이 있는 선박에 대한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어, ROV를 이용해 실태조사를 하고 장기적으론 잔존유 제거작업에 나서야 하지만, 예산부족 탓을 하며 손을 놓고 있다.
무인잠수정 개발의 동기가 됐던 포항 앞바다에 침몰한 `경신호`의 잔존유는 지난 2011년 253억 원이나 들여 결국 네덜란드 전문 구난업체인 `스미트`사에 의해 제거됐다.
침몰선박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개발에 들어갔던 국산 무인잠수정은 해군 합동훈련에 겨우 전시용으로 쓰이고, 정작 실제 `제거작업`은 외국업체에 수 백억원씩 들여 해결했다.
더 큰 문제는 `경신호`처럼 잔존기름을 품은 채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침몰선이 아직 여러 척 있다는 것.
김우남 의원은 “어장보호와 환경보호를 위해 침몰선박에 남아 있는 잔존유를 제거할 장비를 개발한다며, 무인잠수정을 큰 돈들여 만들더니 전시용으로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침몰선박 한 척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데에도 250억원이 넘게 들었는데, 아직 바닷속에 있는 침몰선들을 수 백억원씩 들여 외국회사에 잔존유제거를 맡길 생각이냐”며 “+무인잠수정을 비롯해 국내 기술로 기름제거가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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